관포지교의 고사: 거리가 막지 못하는 친우 간의 서로를 아끼는 마음
【출전】 (서한) 사마천의 『사기(史記)·관중전(管仲傳)』
【의미】 관(管): 관중(管仲); 포(鮑): 포숙아(鮑叔牙); 교(交): 교정(交情). 춘추시대 제나라의 관중과 포숙아가 서로를 가장 깊이 이해하였다. 후에 깊은 우정을 가진 친구를 비유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역사 고사】
춘추시대에 제나라에는 관중과 포숙아라는 두 친한 친구가 있었다. 관중의 집은 매우 가난했고 어머니를 모셔야 했다. 포숙아가 이를 알고 관중을 찾아가 함께 장사를 하자고 했다. 돈을 벌고 나서 관중은 많은 몫을 받았고, 포숙아는 적은 몫만 받았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관중이 탐욕스럽고情의가 없다고 수군거렸다. 포숙아는 이를 듣고 관중을 변호하며 말했다. "관중이情의가 없다는 게 아니라, 집안 형편이 어렵고 어머니를 모셔야 하니 조금 더 가져도 괜찮다"고 하였다.
관중과 포숙아가 함께 전쟁에 나갔을 때, 매번 공격할 때마다 관중은 항상 뒤쪽에 숨어 있었고, 사람들은 모두 그가 죽기를 두려워하고 목숨을 아끼는 겁쟁이라고 말했다. 포숙아가 이 말을 듣고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관중이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살아서 집에 계신 늙은 어머니를 돌보아야 하기 때문이야!"라고 하였다.
이후, 공자 저(諸)가 군주가 되었는데, 매일 술과 음식을 즐기며 방종하고 제멋대로 행동하였다. 포숙아와 관중은 제나라에 내란이 일어날 것을 예감하고 각각 공자 소백(小白)과 공자 구(糾)를 데리고 기(莒)나라와 노(魯)나라로 도망갔다. 얼마 후 저(諸)가 살해당하자, 관중은 구(糾)가 무사히 군주가 되기를 바라며 소백(小白)을 몰래 공격했지만, 안타깝게도 화살이 빗나갔다. 소백은 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나라의 왕이 되었는데, 이가 곧 제환공(齊桓公)이다.
제환공이 즉위한 후, 포숙아를 재상으로 임명하려 했다. 그러나 포숙아는 제환공에게 말했다. "관중은 어느 면에서나 저보다 낫습니다. 그를 재상으로 임명하셔야 합니다!" 제환공이 놀라며 말했다. "관중이 나를 죽이려고 했는데, 네가 나더러 그를 재상으로 임명하라고?" 포숙아는 "이것은 그의 탓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주군을 돕기 위해 그랬을 뿐입니다!"라고 답했다. 제환공은 포숙아의 말을 듣고 관중을 불러 재상으로 임명하였고, 관중의 보좌 아래 제나라는 급속도로 강성해졌다.
관중이 포숙아와의 옛날 이야기를 하며 말하기를, "내가 포숙아와 함께 장사를 할 때, 재산을 나누며 내가 더 많이 가져도 포숙아는 내가 탐욕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는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세 번 전쟁에 나가 세 번 모두 도망쳤지만, 포숙아는 내가 겁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는 내 집에 늙은 어머니가 계신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주신 분은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포숙아이지!"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