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송나라) 사마광의 『자치통감』.
【의미】 항아리: 입은 좁고 배가 큰 대형 항아리로, 도기로 만든 그릇이다. 당신을 항아리 속으로 들여보내 당신 자신의 방법으로 당신 자신을 처벌한다. 남을 다루는 방법을 그대로 그 사람 자신에게 적용한다는 비유이다.
【역사 일화】
무측천이 집권하던 시기, 그녀는 공포와 강압적인 정책을 펼치며 밀고자를 포상함으로써 많은 이들이 벼슬을 올렸다. 당시 많은 잔혹한 관리들이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온갖 잔혹한 형벌 도구를 발명해 죄수들에게 자백을 강요했으며, 정말로 악랄한 수단을 가리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인물이 주흥과 래이준신이다.
항상 타인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던 주흥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어느 날 자신이 남에게 밀고당하는 대상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무측천은 주흥이 남과 결탁해 반란을 꾀했다는 밀고장을 받고 크게 노하여 즉시 래이준신에게 칙령을 내려 주흥 사건을 심문하도록 명령했다.
황제의 비밀 명령을 전달하러 온 내시가 도착했을 때, 주흥은 마침 래이준신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며 죄수에게 자백을 받아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래이준신은 내시가 가져온 비밀 칙령을 테이블 위에 대충 던져놓은 뒤, 주흥과 계속해서 원래의 대화를 이어갔다. 래이준신은 자신이 『고밀라직경(告密羅織經)』이라는 책을 지었다고 말했다. 주흥은 웃으며 그 책에 적힌 형벌들은 아무것도 아니며, 최근 자신이 죄수에게 자백을 받아낼 수 있는 새로운 좋은 방법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래이준신이 물었다. "무슨 방법인데?"
주흥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새 방법은 큰 항아리를 준비해서 불 위에 올려 달구고, 자백을 거부하는 자는 그 항아리 안에 넣어 구워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자백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래이준신은 듣자마자 연신 좋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사람을 시켜 큰 항아리 하나와 숯불이 타오르는 화로 하나를 대청으로 가져오게 했다. 항아리는 불이 타는 화로 위에 올려졌고, 화로 안의 숯불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래이준신은 때가 되었다고 판단하고 즉시 표정을 바꾸며 주흥에게 무측천의 비밀 칙령을 엄하게 읽어주었다. "주흥, 잘 들어라. 만약 성실히 자백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이 당신을 이 항아리 속으로 들여보내야 하겠소!"
주흥은 즉시 얼굴이 핏기 없이 새하얗게 질려, 혼이 나가고 말았다. 손에 든 술잔이 바닥에 떨어졌고, 급히 무릎을 꿇고 자백하겠다고 했다. 래이준신은 주흥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무측천에게 보고했다. 무측천은 주흥이 자신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여 사형은 면제하고 군역에 복역시키도록 감형했다. 그러나 주흥은 원한을 산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유배 가는 도중에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