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류수의 고사: 거문고 소리는 쉽게 낼 수 있어도, 진정한 감상가는 찾기 어렵다
【출전】 (전국시대·정) 열어구의 『열자(列子)·탕문(湯問)』
【의미】 서로를 이해하는 벗을 만나거나 진정한 감상가를 만나기 어렵다는 것을 비유하며, 또한 음악이 매우 뛰어나고 고상함을 비유한다.
【역사 고사】
춘추시대, 초나라에 어백아(俞伯牙)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음률에 통달하고 거문고 연주 실력이 뛰어나 당시 유명한 거문고 연주가였다. 어백아는 어릴 때 총명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여 고수를 스승으로 모시고 거문고 기술을 높은 수준까지 익혔으나, 늘 자신이 온갖 사물에 대한 감정을 신묘하게 표현하지 못한다고 느꼈다. 백아의 스승이 그의 마음을 알고는 그를 데리고 동해의 봉래도(蓬萊島)로 배를 타고 가, 자연의 경치를 감상하게 하고 바다 물결 소리를 들려주었다. 백아가 눈을 들어 바라보니, 파도가 세차게 일고 물보라가 튀며, 바닷새가 날아다니고 울음소리가 귀에 들리며, 산림과 나무들은 푸르고 무성하여 마치 선경(仙境) 같았다. 묘한 감정이 저절로 떠올랐고, 마치 귀에 자연의 조화롭고 아름다운 음악이 울리는 듯했다. 그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거문고를 가져와 연주하기 시작했다. 음악은 마음을 따라 흘러가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거문고 소리에 녹여냈다. 백아는 전에 없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체험했고, 그 후로 거문고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얼마 후 스승은 그가 이미 기술을 익혔다고 보고, 스스로 떠나 여행하게 했다. 그리하여 어백아는 사방을 떠돌며 유람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어백아는 배를 타고 유람을 하다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고, 감정이 북받쳐 다시 거문고를 연주했다. 거문고 소리는 우아하고 점점 더 경지에 이르렀다. 갑자기 강가에서 누군가 절찬하는 소리를 들었다. 어백아가 소리 나는 쪽을 보니, 한 나무꾼이 강가에 서 있었다. 그는 속으로 놀랐다. 어찌 나무꾼 하나가 이토록 높은 감상안목을 가졌단 말인가? 그는 일부러 높은 산을 찬양하는 곡조를 연주했다. 그러자 나무꾼이 말했다. "정말 훌륭합니다! 웅장하고 장엄하여 마치 하늘을 찌를 듯 높은 태산(泰山) 같군요!" 또 그가 격렬하게 넘실대는 파도를 표현하는 곡을 연주하자, 나무꾼이 다시 말했다. "정말 훌륭합니다! 광활하고 웅장하여 마치 굽이치는 물줄기와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는 것 같군요!" 백아는 극도로 흥분되어 감동하며 말했다. "지음(知音)! 당신은 진정 나의 지음입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마음이 통하는 친우가 되었고, 다음해 중추절 15일에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나 중추절을 함께 즐기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다음해 중추절이 되자, 종자기(鍾子期)라 불리는 나무꾼이 죽고 말았다. 어백아는 그의 무덤 앞에 가 제사를 지내고 슬픈 곡을 한 곡 연주한 후, 거문고를 부숴버리고 평생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