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서한) 사마천의 『사기(史記)·렴파능상여열전(廉頗藺相如列傳)』
【의미】 '부(負)': 지고 '경(荊)': 낙엽 관목으로 높이가 4~5척 정도이며 줄기가 단단해 지팡이로 쓸 수 있음. 가시덤불 지팡이를 등에 지고 죄를 인정하며 당사자에게 사죄하는 것을 의미.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며 벌을 받으려는 태도를 묘사함.
【역사 고사】
전국시대 조나라에는 문무를 겸비한 두 능력 있는 신하가 있었다. 무신(武臣)은 냉파로, 용맹스럽고 전투에 능해 여러 차례 군대를 이끌고 제(齊), 위(魏) 등의 나라를 격파하며 제후들 사이에서 용맹함으로 이름을 떨쳤다. 문신(文臣)은 능상여로, 용기와 지략을 겸비하여 강대한 진왕(秦王) 앞에서도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두 차례 진나라에 사신으로 파견되었는데, 첫 번째는 국보인 화씨벽을 무사히 조나라로 되돌려 '완벽귀조(完璧歸趙)'를 성사시켰고, 두 번째는 조왕을 따라 진왕의 '염지지회(澠池之會)'에 참석한 것이다. 두 차례 모두 조나라의 체면을 지켜냈으며, 그 덕분에 진왕도 조나라를 더 이상 얕보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조왕은 능상여를 먼저 대부(大夫)로 봉하고, 나중에는 상경(上卿)으로 봉해 장군 냉파보다 높은 지위를 주었다.
냉파는 능상여의 지위가 자신보다 높은 것을 매우 불만스럽게 여겼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능상여가 무슨 능력이 있겠는가? 입으로 잘만 떠들 뿐이지, 진정한 공로를 세운 것은 나 냉파다!' 그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말했다. "내가 만약 능상여를 만나게 된다면 반드시 그 맛을 보여줄 것이다. 내가 그를 어쩌지 못할 리 있겠는가!"
이 말이 능상여의 귀에 들어가자, 그는 아예 병을 핑계로 조정에 나가지 않아 냉파와의 충돌을 피했다. 또한 부하들에게도 지시하여 앞으로 냉파의 부하들을 만나게 되면 꼭 양보하고 다툼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우연히도, 능상여가 외출해 일을 보던 중 맞은편에서 멀리 냉파가 오는 것을 마주쳤다. 능상여는 즉시 마부에게 마차를 골목으로 몰아, 냉파의 마차와 수행원들이 먼저 지나가도록 했다.
능상여의 부하들은 매우 분노하여 능상여가 겁이 많고 냉파를 두려워한다고 비난했다. 능상여는 웃으며 말했다. "냉파와 진왕 중 누가 더 무서운가?" 부하들이 답했다. "물론 진왕이 더 무섭습니다." 능상여는 계속해서 말했다. "내가 진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당에 어찌 냉파를 두려워하겠는가? 알아야 한다. 지금 진나라가 감히 조나라를 침공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우리 조나라의 문무백관이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둘은 마치 두 마리 호랑이와 같다. 두 마리 호랑이가 싸우게 되면 반드시 하나는 다칠 것이고, 그러면 진나라에게 조나라를 칠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나라의 일과 개인의 체면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겠는가? 그러므로 나는 차라리 조금 참고 양보하는 것이 낫다."
이 말이 냉파의 귀에 들어가자, 그는 매우 부끄럽고 창피하게 여겼다. 어느 날, 그는 상체를 벗고 가시덤불 가지를 등에 지고 능상여의 집으로 달려가 죄를 빌었다. 능상여는 서둘러 냉파를 일으켜 세웠다. 그 후로 두 사람은 가장 친한 친우가 되었고, 한 명은 문신, 한 명은 무신으로서 함께 조나라를 지키며 나라를 보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