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 '비단주머니(錦囊)'란 옛날 기밀 서류나 시고(詩稿)를 보관하던 비단 주머니를 말한다. 옛 소설에서는 지략이 풍부한 인물이 적을 대적할 계책을 종이에 적어 비단주머니에 넣어두고, 당사자가 급박한 상황에서 꺼내 볼 수 있도록 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이는 미리 준비된 교묘한 방법을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 명나라·나관중의 『삼국지연의』 제54회: "너는 주공을 오나라에 모시고 들어가야 하니, 이 세 개의 비단주머니를 받아들여라. 주머니 속에는 세 가지 묘책이 들어 있으니, 차례대로 실행하라."
【성어 이야기】: 형주를 유비가 차지하자, 동오의 대장 주유는 형주를 되찾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그는 유비의 부인이 막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손권의 동생을 유비에게 시집보내 유비가 오나라에 입적(入贅)하도록 한 뒤, 그를 감옥에 가두고 형주를 되찾는 데 인질로 삼는 계책을 꾸몄다. 제갈량은 이미 이 계략을 꿰뚫어 보고, 유비를 따라 혼사를 치르러 가는 조운에게 세 개의 비단주머니에 담긴 묘책을 전달했다. 첫 번째 묘책은 손권의 어머니이자 주유의 장모인 교국로(喬國老)를 등에 업고, 결국 허위의 혼담을 진실로 만들어 유비가 다시 좋은 배우자를 얻도록 했다. 주유는 미인계로 유비를 속이려다 실패하자, 이번엔 진짜 미인계를 작정했다.
그는 손권에게 편지를 보내 말했다. "마음껏 궁전을 지어 유비의 뜻기를 꺾고, 아름다운 여인과 즐거운 오락거리를 많이 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하여, 관우와 장비와의 정을 떨어뜨리고, 제갈량과의 인연을 멀리하게 하여 각각 다른 곳에 두고, 그 뒤에 병력을 동원하여 공격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유의 진짜 미인계는 제갈량의 두 번째 비단주머니 속 계책에 의해 무너졌다. 형주가 위급하다는 구실을 내세워 손부인(孫夫人)을 앞세워 국태(國太)에게 거짓말로 강가에 조상을 제사 지내러 간다고 하여, 결국 오나라를 탈출할 수 있었다. 비록 주유가 미리 대비하여 손권이 사람을 보내 추격했지만, 세 번째 비단주머니의 묘책이 다시 손부인의 도움을 받아 길을 막는 병사들을 물리쳤다. 이때 제갈량은 이미 류랑포(劉郎浦)에 배를 대기시켜 두었고, 관우, 황충, 위연 세 장수의 병력을 배치하여 주유의 추격군을 무찌르게 했다. 참으로 '주랑의 묘책 천하를 안정시키려 하였으나, 부인을 잃고 병사도 잃었다!' 이전에 남군에서 성을 잃고 병사를 잃은 것은 분노와 일시적인 실신에 그쳤지만, 이번에 부인을 잃고 병사도 잃은 것은 분함과 수치가 겹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유비 부부가 무사히 돌아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며, 어찌 주유가 분함에 상처가 터져 정신을 잃지 않겠는가!
첫 번째 비단주머니: 교국로를 만나, 유비의 혼사 소문을 오나라 전역에 퍼뜨린다.
두 번째 비단주머니: 거짓말(조조가 형주를 공격한다)을 이용해 안락한 생활에 빠진 유비를 돌아오게 한다.
세 번째 비단주머니: 손부인이 동오의 추격군을 제압하도록 한다. 그녀는 손권의 동생이기에 동오 장수들이 그녀를 두려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