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당산 풍난(아마도 이 지역일 것이다. 몇 년이 지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우리 지역에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의 한 작은 마을에서 벌어졌다.
이웃인 왕가와 리가 두 집안은 원래 사이가 좋았다.
사건의 시작은 리가의 아이(아마 열 살도 안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의 팽이에서 비롯된다. 리가가 아이 소희에게 장난감 팽이를 만들어 주었고, 아이는 돌멩이를 팽이로 쏘며 이것저것 겨냥해 쐈다. 그런데 왕가의 노인이 우연히 지나가다 돌멩이 하나가 눈에 정확히 맞아버린 것이다. 이 한 번의 타격이 문제였다.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눈이 멀었고, 집에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이에 왕가가 격노하여 리가에 여러 차례 찾아가 난리를 쳤다. 리가는 돈을 배상하고 사과를 했으며, 노인이 병원에 간 치료비와 장례비까지 모두 부담했다. 왕가는 소희가 밤을 지키며 수의를 들고 장례를 치르라고 요구했다(그 지역은 화장을 하지 않았다). 리가 일가는 도의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 상대가 내놓는 요구는 무엇이든 입 다물고 승낙했고, 더는 말도 못 했다.
다음 날 장례를 치르기로 했기에, 소희는 왕가에 남아 밤을 지키기로 했다. 아이는 본래 울며 불며 싫어했지만, 아버지가 아이를 때린 후 강제로 보내버렸다.
장례 당일, 아이는 사라지고 말았다. 어디를 찾아도 찾을 수 없었고, 모두들 아이가 장난을 치다 어디론가 도망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들을 대신해 수의를 들고 장례를 치렀다.
그날 날씨는 원래 맑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그런데 장례행렬이 반쯤 갔을 때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고, 구름이 낮게 깔리며 바람이 세차게 불어 사람조차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앞장서던 사람이 "서둘러!"라고 외쳤다. 그때 리가 노인의 자식들이 관 옆에서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화내지 마세요—원한을 품고 떠나셨어요—" 그 순간, 천둥벼락이 관을 정확히 때렸다.
관을 메고 가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손을 놓았고, 관은 그대로 땅바닥에 떨어졌다. 번개에 관 뚜껑이 갈라졌고, 여기에 떨어진 충격으로 관이 두 동강이 났다. 관 안에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은 노인의 발밑에, 한 아이가 절하는 자세로 관 속에 생매장되어 못으로 박혀 있었다…
이 살인 사건도 이로써 밝혀졌다. 범인이 누구인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범인의 계획은 얼마나 철저했던가. 첫째, 노인의 원한을 갚고 아이를 함께 묻어 배은복수를 했으며, 둘째, 시신을 땅속에 묻어 누구도 찾지 못하게 했다.
이 하늘의 천둥벼락이 치지 않았다면, 열 살도 안 된 아이는 이렇게 모른 채 사라졌을 것이다. 우리는 범인의 잔혹함에 경악하면서도, 하늘의 뜻이 어쩌면 운명처럼 존재한다고 감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