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 년 전, 한 노르웨이 청년이 프랑스로 건너와 유명한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기 위해 시험을 보았다. 시험에서 그는 최선을 다해 자신의 실력을 발휘했지만, 주임 심사관은 그를 합격시키지 않았다.
한 푼도 없는 청년은 학교 밖 멀지 않은 번화한 거리로 가, 나무 아래서 바짓단을 조이며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 곡 또 한 곡을 연주하며 수많은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배고픈 청년은 마침내 자신의 악기 케이스를 들고 올렸고, 주변 사람들은 너도나도 돈을 케이스에 넣어주었다.
한 건달이 경멸하는 듯 돈을 청년의 발밑에 던졌다. 청년은 건달을 바라보더니, 결국 허리를 굽혀 땅에 떨어진 돈을 주워 건달에게 건네며 말했다. "선생님, 돈을 떨어뜨리셨어요."
건달은 돈을 받아 다시 청년의 발밑에 던지며 오만하게 말했다. "이 돈은 이제 네 것이야. 반드시 받아야 해!"
청년은 다시 건달을 바라본 후 깊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말했다. "선생님, 후원 감사합니다! 방금 전에 선생님이 돈을 떨어뜨리셨을 때 제가 허리를 굽혀 주웠습니다. 지금 제 돈이 떨어졌으니, 부디 제게도 주워주시겠습니까?"
청년의 예상 밖 행동에 충격을 받은 건달은 결국 땅에 떨어진 돈을 주워 청년의 케이스에 넣고, 창피하게 떠나갔다.
관중 속에서 한 사람의 눈이 조용히 청년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바로 앞서 시험을 보았던 그 심사관이었다. 그는 청년을 학교로 데려가 결국 입학을 허락했다.
이 청년의 이름은 빌 사딘(Bill Sardin). 후에 노르웨이에서 소문난 음악가가 되었으며, 그의 대표작은 『가슴을 펴라』이다.
삶의 최저점에 빠졌을 때 우리는 종종 근거 없는 경멸을 당하게 되고, 생존을 위해 애쓰는 순간에는 우리 존엄을 마음대로 짓밟는 이들을 마주하게 된다. 맞서 싸우는 것은 우리의 본능이지만, 그럴수록 무지하고 덕 없는 자들은 더욱 악랄해진다. 차라리 이성적으로 대응하고, 관용의 마음으로 우리의 존엄을 지키며 보여주는 것이 낫다. 그때 비로소 악은 정의 앞에서 결코 버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허리를 굽히라. 그리고 너의 존엄을 주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