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말전도(舍本逐末)

【설명】
'사(舍)'는 버린다는 뜻이고, '추(逐)'는 추구한다는 뜻이다. 어떤 일을 할 때 근본을 등한시하고 사소한 말단의 문제만을 쫓는 것을 비유한다. 즉 사물의 핵심이자 주요한 부분을 버리고 가지치기나 부차적인 부분만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중요한 문제는 간과한 채 사소한 세부 사항만을 집중하는 것을 비유한다. 주로 경중과 주종을 뒤바꾸고 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구분하지 못할 때 사용된다. '기본추말(棄本逐末)', '사본구말(舍本求末)'이라고도 한다. 유의어인 '본말도치(本末倒置)'와의 차이점은 다음과 같다. '본말도치'는 사물의 주요한 면과 부차적인 면을 바꿔놓은 것이지만, 어느 한 쪽을 완전히 버렸다는 의미는 없다. 반면 '사본추말'은 일을 처리할 때 근본에서부터 접근하지 않고 말단적인 세부사항에만 공을 들이며, 주요한 부분을 포기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출전】
전국시대·여불위의 『여시춘추·상농(呂氏春秋·上農)』: "민이 본을 버리고 말을 추구하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며,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나라를 지키지도, 전쟁을 치르지도 못한다. 민이 본을 버리고 말을 추구하면 그 재산이 줄어들고, 재산이 줄어들면 쉽게 이주하게 되며, 쉽게 이주하면 국가에 재난이 닥쳤을 때 모두 멀리 떠날 생각만 하고, 마음을 안정시켜 살려는 생각이 없게 된다."

【역문】
전국시대·여불위의 『여시춘추·상농』: "백성이 농업이라는 근본을 버리고 공업과 상업과 같은 말단적인 일을 하게 되면 통제가 안 되고, 통제가 안 되면 국토를 지키지도, 적과 싸우지도 못한다. 백성이 농업이라는 근본을 버리고 공업과 상업과 같은 말단적인 일을 하게 되면 그들의 재산이 줄어들고, 백성들의 재산이 줄어들면 쉽게 이주하게 되며, 쉽게 이주하게 되면 국가에 재난이 닥쳤을 때 모두 멀리 피하려는 생각만 하고, 마음을 편안히 하여 살려는 마음이 없게 된다."

【성어 이야기】
전국시대, 제나라는 조나라와 외교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사신을 파견하여 조위후(趙威后)를 방문했다. 제나라의 사신은 조나라에 가본 적도 없고, 조위후를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조위후가 현명하고 덕이 높은 왕후라는 소문을 오래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임무를 매우 기쁘게 받아들였다. 한단(邯鄲)에 도착한 그는 바로 조왕성으로 가 조위후에게 인사를 드리러 갔다. 조위후는 그 명성에 어울리게 현명했다. 제나라 사신이 아름다운 궁녀에게 안내되어 후궁에 들어가자, 조위후는 이미 수놓은 의자 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위엄 있는 기품을 품고 있었지만, 얼굴에는 자애로운 표정이 가득했다. 제나라 사신이 예를 올리고 난 후, 제왕이 준비한 선물을 바치고 제왕의 친필 편지를 조위후에게 전달했다. 조위후는 제왕의 편지를 열기도 전에 사신에게 물었다. "올해 제나라의 흉작은 없었습니까? 백성들은 잘 지내고 있습니까? 제왕의 건강은 괜찮으십니까?" 사신은 "예, 예, 예" 하고 답했다. 질문에 답한 후 사신은 약간 불만스러운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신은 우리 왕의 명을 받아 특별히 태후께 문안드리러 왔습니다. 일반적으로 말씀드리면, 태후께서 되물으실 때는 먼저 우리 왕의 상태를 묻고, 그다음에 수확과 백성들에 대해 물으셔야 하는데, 어찌하여 낮은 것을 먼저 묻고 높은 것을 나중에 묻는 것입니까?" 조위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좋은 수확이 없다면 백성들이 무엇으로 살아가고 번성할 수 있겠습니까? 백성이 없다면 어떻게 왕을 받들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제가 이렇게 묻는 것이 마땅한 것이고, 그렇지 않게 묻는다면 근본을 버리고 말단적인 것을 먼저 묻는 것이 됩니다." 제나라 사신은 조위후의 이 말에 매우 감복했고, 자신의 무례한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후 '근본을 버리고 말단적인 일만 묻는다'는 말이 '사본추말'이라는 성어로 발전되어, 근본을 중시하지 않고 오로지 사소한 말단적인 것만을 중시하는 것을 묘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