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진짜 없어요

속담에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人和)만 못하다"라고 했는데, 노장(老張)은 이 세 가지를 모두 다 차지하고 있었다.
노장은 식당을 하나 열었다. 금융 위기가 지나고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이라 천시를 잡은 셈이었다. 식당은 시내 중심가의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에 위치해 있어 말 그대로 황금地段(황금지대)였고, 게다가 맞은편엔 재정이 넉넉한 재정국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지리였다. 그렇다면 인화는? 재정국 국장이 바로 그의 옛날 동창이었다. 식당이 개업하자마자 노장은 이 옛 동창에게 인사차 연락을 넣고 좀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 동창은 인맥이 넓어 누구나 그의 체면을 봐주지 않겠는가? 타인일 필요도 없고, 그 부서만 해도 몇 차례만 더 오면 노장을 완전히 부유하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노장의 계산은 빗나갔다. 개업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옛 동창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것이다!

혹시 내가 '의사표시'를 안 해서 기분이 상했나? 지금 세상에 '공개(公關)'가 유행이지 않던가?
노장은 직접 옛 동창의 집을 찾아가 무슨 일인지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물론 빈손으로 갈 수는 없었기에, 특별히 800위안짜리 빨간 봉투를 준비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니, 노장은 식당에서 마침 두 다발의 마늘과 한 줄기의 붉은 고추를 집어 들고 갔다.

옛 동창과의 만남은 특히 정겨웠다.
노장은 분위기가 좋다고 보고, 서둘러 자신의 목적을 설명했다. 옛 동창은 얼굴에 난감한 기색을 드러내며,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했고, 태도는 진심이었으며, 100% 연기한 것이 아니었다. 혹시 옛 동창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걸까?
"강호에 몸을 두면 신을 자유롭게 할 수 없지, 이해해, 이해해. 관장은 전장과 같아..." 노장이 재빨리 위로했다.
"하하... 노장, 너는 어디서 그런 생각을 해? 그런 게 아니야. 자, 내가 물어볼게, 너네 식당에 파파야 설악(雪蛤), 전복 소스 거위발이 있어?"
노장은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홍화(紅花) 상어지느러미 볶음밥이나 마늘알로 조린 전복 다리살은?"
노장은 또 고개를 저었다. "이것도 없어요!"
"그럼...算了(算了). 너네 집에 찐 갈비랑 볶은 생선은 있어? 이건 있어야지?"
노장은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진짜 있어요! 저희가 정말 잘 만들거든요, 대표 메뉴예요."
"그거밖에 없어? 이걸로는 노동자들한테나 줘야지. 하지만 서두르지 마, 천천히 해. 잘 발전하면 내가 너네 식당을 내 정기 접대 장소로 삼아줄게. 절대 손해 안 보게 해줄 테니까. 아, 가는 길에 내게서 마오타이(Moutai) 두 상자 가져가, 축하 선물로 주는 거야. 네가 가져온 마늘은 내가 받을게, 내겐 진짜 없거든."
노장은 실의에 빠진 채 문을 나섰다. 하지만 수확은 컸다. 마오타이 두 상자였다. 자신의 빨간 봉투는 끝까지 꺼낼 엄두도 못 냈는데, 이런 건 집안에 분명히 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