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서, 초평왕의 시체를 채찍으로 때리다

전설에 따르면 후베이성 이청의 고루강은 예전 초나라 수도의 고루가였다. 초평왕이 여기 왕위에 오를 때, 그는 오자서의 온 가족을 모두 살해했다. 이후 오자서는 오나라로 도망쳤다. 초평왕은 오자서가 언젠가 반드시 돌아와 복수할 것을 예상했다. 장래의 화근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그는 일찍부터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기로 결심하고, 전국에서 천 명의 능수능란한 장인들을 불러 이 호수 밑에 수중궁전을 지었다. 이 궁전은 비밀 통로와 함정으로 가득 차 있어,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숨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이 궁전은 무려 10년 동안 공사를 이어갔다. 완성된 후, 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초평왕은 입을 봉하기 위한 독한 계략을 꾸몄다.

어느 날, 초평왕은 성지를 내려 수중궁전에서 연회를 열어 장인들을 치하하고 금은보화를 내린다고 선포했다. 천 명의 장인 중 집안 일이 있어 오지 못한 한 명의 목수를 제외하고, 999명이 모두 도착했다. 그런데 음식과 술에 모두 독이 들어 있었고, 결국 999명의 장인들은 전부 초평왕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여러 해가 지난 후, 오자서는 진짜로 오나라 군대를 이끌고 되돌아와 만하(汎河)의 물을 끌어 초나라 수도를 수몰시켰다①. 전설에 따르면 오자서가 제방을 허물자, 그는 삽을 끌고 앞장서서 돌진했고, 수장(數丈) 높이의 물결이 거세게 뒤따라왔다. 물결은 초나라 왕성의 서문을 통해 들어와 마침내 금성(紫禁城)까지 밀려들었다. 초평왕은 상황이 어쩔 수 없음을 보고 급히 수중궁전으로 도망쳤다.

오자서는 백성들을 위로하고 다시 조정을 정비했지만, 아직 초평왕을 잡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매일 여기저기 수색했다.

한편, 그때 간신히 목숨을 구한 목수는 오자서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그를 찾아 나섰다. 이날, 그는 금성 밖에서 오자서를 만나 다급히 앞으로 나아가 외쳤다. "오장군! 오장군!" 오자서가 돌아보며 이상하게 물었다. "내가 오자서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목수는 "예전에 초평왕이 당신을 체포하려고 전국에 당신의 초상을 게시했으니, 누가 당신을 모르겠습니까!" 라고 답했다.

오자서가 "나를 찾는 데 무슨 일이 있느냐?" 묻자, 목수는 "당신이 반드시 초평왕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제가 바로 그를 알려주려고 온 것입니다. 그가 숨은 곳을 알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목수는 수중궁전을 건설한 경위를 오장군에게 하나하나 설명하고, 직접 오장군을 데리고 가서 그를 체포하겠다고 했다. 오장군은 매우 감동하여 목수에게 깊이 절했다. 두 사람은 함께 수중궁전으로 갔다.

목수는 하나씩 문을 열어가며 끝에 이르러 초평왕의 시신을 발견했다. 원래 그는 이미 그 안에서 질식사한 상태였다.

오자서는 시신을 보자마자 원한의 불길이 치솟아, 시신을 호수 밑에서 끌어올려 성 서쪽의 한 높은 곳까지 끌고 가 햇볕에 드러냈다. 말채찍으로 세 차례 때리자, 초평왕의 시신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두 눈을 약간 뜬 채 오장군에게 용서를 비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후세 사람들은 이 호수를 '시신을 건져 올린 호수(撈尸湖)'라 부르고, 시신을 채찍질한 이 장소를 '시신을 말리는 봉(晒尸台)'이라 불렀다.

① 사료에 따르면 만하의 물을 끌어 초나라 수도를 수몰시킨 것은 진나라 장수 백기였다. 그러나 현지 민간 전설에서는 오자서가 그 일을 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