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등반대가 빙설이 덮인 산을 오르고 있었다.
이 산은 유난히 험준하여,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위에서 떨어져 가루가 되어 죽을 수도 있었다.
갑자기 팀장이 한 발을 헛디디며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죽기 직전의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내기만 해도 다른 팀원들이 놀라 기지개를 잃고 추락할 것이 뻔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아예 소리를 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그는 소리 없이 만장의 빙계(氷谷)로 떨어져 갔다.
이 처절한 광경을 직접 목격한 팀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
본래 그는 놀라 소리를 지를 수도 있었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그는 소리를 지른다고 해서 팀장을 살릴 수 없을 뿐 아니라, 다른 팀원들을 놀라게 해 전원에게 재난을 불러올 것임을 깨달았다.
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다. 한 걸음씩 올라갈 때마다 눈물이 흘러내려 눈 위에 떨어졌다. 정상에 도착한 후에야 팀원들이 팀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제야 그는 진실을 말했다.
하지만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등반대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팀이었다. 왜냐하면 팀원들이 자신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료의 죽음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의 봉우리를 정복할 뿐 아니라, 인간성의 봉우리에도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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