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고양이는 점심을 먹고 나서 마당에 누워서 코를 골며 잠을 잤다. 검은 개는 담장 밖으로 낯선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큰 소리로 짖으며 재빨리 밖으로 달려 나갔다가 실수로 하얀 고양이의 꼬리를 밟았다. 깜짝 놀라 깬 고양이는 손가락을 들어 검은 개의 눈을 가리키며 매우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자는 동안 너는 계속 짖었고, 내 꼬리를 일부러 밟았잖아! 너 혹시 눈이 멀었어?"
검은 개는 하얀 고양이의 코를 가리키며 성질을 내며 말했다. "나는 늘 집을 경계하며 훔치는 도둑이 틈을 타지 못하게 지키고 있는데, 너는 편하게 낮잠이나 자고 있잖아. 게으른 고양이야, 널 밟아 죽여도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
하얀 고양이는 검은 개의 말을 듣고 더 화가 나서 큰 소리로 외쳤다. "난 밤새 쥐를 잡느라 애썼는데, 낮에 잠깐 쉬는 게 뭐가 문제야? 이 개 같은 놈, 일부러 내 꼬리를 밟은 건 분명히 나를 괴롭히려는 의도지!"
하얀 고양이와 검은 개는 모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며 크게 다투었고, 그 후로 서로 말도 안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염소가 하얀 고양이에게 말했다. "너와 검은 개 사이에 큰 갈등은 없어. 그냥 사소한 일 때문이야. 싸움은 둘 다 잘못한 것이니,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는 게 좋지."
하얀 고양이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 "나도 우리 사이에 큰 문제가 없다는 건 알아. 하지만 검은 개가 먼저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그때야 내가 용서해줄 수 있지."
염소는 다시 검은 개에게 가서 말했다. "너와 하얀 고양이 사이에 큰 문제가 있진 않아. 그냥 사소한 일 때문이지. 싸움은 둘 다 잘못한 것이니, 서로 사과하고 빨리 화해하는 게 어때?"
검은 개도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맞아, 큰 문제는 없어. 하지만 하얀 고양이가 먼저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면, 그때 내가 용서해주지."
시간이 많이 흐른 후, 염소는 두 마리가 아직도 화해하지 않은 것을 보고 하얀 고양이에게 물었다. "왜 아직 검은 개와 화해하지 않아?" 하얀 고양이는 "나는 검은 개가 먼저 나한테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놈은 아직 오질 않아!"라고 답했다. 염소가 검은 개에게도 물었다. "왜 하얀 고양이한테 사과하지 않아?" 검은 개는 "나도 하얀 고양이가 먼저 나한테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놈은 아직 오질 않아!"라고 말했다.
염소는 하얀 고양이와 검은 개를 불러 함께 모이게 하고,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너희 둘 다 먼저 사과하면 체면이 깎일 것 같아서, 서로 상대방이 먼저 사과하기를 기다리고 있잖아. 이렇게 어떻게 화해를 하겠어? 사실, 남을 용서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먼저 사과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품위와 교양을 가진 사람이라는 증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