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의 한 대형 쇼핑몰이 개점하면서 '200위안 이상 구매 시 100위안 증정'이라는 할인 행사를 시작했다. 나는 흥미롭게 쇼핑몰을 둘러보던 중 2층 소형 가전제품 코너에서 금발에 푸른 눈, 높은 코를 가진 두 명의 외국인을 보았다. 뭔가 곤란한 상황인 듯했다. "아이노, 빗, 빗...(I know, but, but...)" 점원 아가씨는 급한 나머지 얼굴이 빨개져 있었고, 중학생 수준의 영어 문장만 반복해서 되풀이할 뿐이었다. 외국인들은 증정 쿠폰을 손에 쥔 채 유리 진열대 안의 면도기를 계속 가리키며 모호한 영어를 내뱉고 있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95위안짜리 면도기에 마음을 빼앗겨, 가지고 있던 50위안짜리 쿠폰 두 장을 사용해 구입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카운터 위에는 분명하게 '쿠폰 사용은 1장에 한함'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쿠폰은 한 장만 사용 가능하고, 나머지 45위안은 현금으로 지불하셔야 합니다." 점원 아가씨는 어설픈 영어를 포기하고 큰 소리로 중국어로 설명하며 두 번 반복했다. "와이?(Why?)" 외국인들은 진지하게 따지고 들었다. 점원 아가씨는 안내판을 건네주며 입으로 관련 조항을 가리켰다. "노, 노, 노!(No, No, No!)" 외국인들은 안내판을 밀쳐냈다. 그중 키 큰 외국인이 쇼핑몰 내부에 걸린 '200위안 이상 구매 시 100위안 증정'이라는 홍보 배너를 가리키며 점원 아가씨에게 고개를 저었다.
이때 주변에서 구경하는 시민들이 점점 모여들었고, 킥킥거리는 사람이 특히 많았다. 점원 아가씨는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속이 타들어갔다. 누군가 중재에 나섰다. "算了,卖给老外吧,别影响了我们招商引资软环境(算了, 외국인한테 팔아요. 우리 지역의 투자 유치 환경에 영향을 주지 맙시다)." 이 말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았다. 점원 아가씨가 망설이던 찰나, 마치 떠올린 듯 대화기를 집어들고 결연한 목소리로 "사장님께 보고드려야 합니다"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사건의 전말을 설명했다. 순식간에 사장이 서둘러 달려왔다. 외국인들을 본 사장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다급히 정중히 사과했다. "쏘리, 쏘리(sorry, sorry)." 키 큰 외국인은 사장에게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우고 면도기를 가리킨 후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사장은 지시를 받은 듯 점원 아가씨에게 즉시 지시했다. "오늘은 예외를 인정합니다. 쿠폰으로 우리 존경하는 고객님께 판매하세요." 이 말을 외국인들이 이해한 듯, 50위안짜리 쿠폰 두 장을 내려놓고 물건을 챙겨 계단을 내려갔다. 몇몇 시민들이 박수를 쳤다.
나도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아직 정문을 나서기도 전에 두 외국인이 갑자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한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要是说了中国话,那就要掏钱啦!(만약 우리가 중국어를 썼다면, 돈을 내야 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