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기업의 생산부 부장이 사임하자, 그 후임으로는 실무 능력으로 유명한 중년의 관리자가 임명되었다. 그는 매우 근면성실하여 취임 첫날부터 쉴 새 없이 일을 시작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 중심의 업무 방식이었는데, 그의 사무실에서는 거의 그를 볼 수 없었고, 항상 각 공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한 문제를 해결하면 곧바로 다른 공장에서 문제가 생겨 다시 서둘러 달려가야 했고,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식사할 시간도 없었다. 이러한 헌신적인 태도는 감동적이었지만, 얼마 후 사람들은 그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생산부 전체의 관리는 여전히 혼란스럽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매일 땀을 뻘뻘 흘리며 바쁘게 움직였지만, 문제는 끊이지 않았고, 열 개가 넘는 공장과 천 명이 넘는 직원들로 인해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었으며, 결국 생산성은 떨어졌다. 세 달 후 그는 결국 사임하고 말았다.
그를 이어받은 사람은 서른대 후반의 경영학 석사 출신이었다. 그가 취임한 지 일주일 후, 사장은 비서를 시켜 그가 매일 무엇을 하는지 알아보게 했다. 비서가 돌아와 보고하기를, 이 새로운 부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며, 부하들이 업무 보고를 하면 지시를 내리고, 일이 없을 때는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며 여유롭게 지내며, 가끔씩 공장을 돌아보긴 하지만 횟수도 드물고, 오래 머물지도 않고 둘러보고 바로 돌아온다고 했다. 사장은 듣고는 아무런 평가를 하지 않았고, 비서에게 계속 관찰하라고만 지시했다. 20여 일 후, 생산부의 관리 업무가 점차 질서를 잡기 시작했고, 두 달 후에는 완전히 체계를 잡아 정상 궤도에 올랐다. 세 달 후에는 회사 설립 이래 최고의 생산 효율을 기록했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잠시 멈추고, 지휘자 슈트라우스의 일화를 살펴보자. 1872년, 슈트라우스는 미국의 초청을 받아 공연을 하게 되었다. 미국 측은 슈트라우스에게 역사상 가장 많은 연주자(2만 명)가 참여하는 연주회를 지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음악 공연에서는 지휘자가 많을수록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데, 수백 명을 성공적으로 지휘하는 것만 해도 어려운 일인데, 하물며 2만 명을 지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 측이 요청을 전달하자, 슈트라우스는 깔끔하게 승낙해버렸다. 본 공연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모두 슈트라우스를 걱정하며 연주 중 실수나 날까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연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공연 후, 기자가 슈트라우스에게 어떻게 2만 명을 지휘할 수 있었는지 물었다. 슈트라우스는 이렇게 답했다. "이렇게 했습니다. 저는 2만 명을 백 개 조로 나누었고, 각 조에 200명씩 배정했습니다. 그리고 제 밑에 있는 백 명의 보조 지휘자 각각에게 한 조씩 맡겼습니다. 저는 그 백 명의 보조 지휘자들을 지휘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업무가 분산되어 각자 맡은 부분만 잘 수행하면 되고, 저는 단지 백 명의 보조 지휘자들만 잘 지휘하면 되는 셈이죠."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나중에 사장은 회사 간부 회의에서 젊은 생산부 부장에게 어떻게 생산부를 잘 운영했는지 물었다. 그의 말은 백 년 전 슈트라우스의 말과 뜻이 통했다. "제가 취임 첫날, 세 명의 차장들을 사무실로 불러 회의를 열었습니다. 저는 생산부의 모든 업무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자 한 부분씩 맡기고, 그들이 이 방식을 따라 과장들에게 회의를 소집해 업무를 배분하고, 과장은 또 차장에게, 그렇게 계속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결국 현장의 반장들에게 이르러 각 반장은 수십 명만 관리하면 되는 구조가 됩니다. 저는 단지 세 명의 차장만 잘 관리하면 되고, 즉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잘 관리하는 것이죠."
진정한 경영을 아는 사람은 모든 일을 직접 하지 않는다. 대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잘 관리하고, 그들을 통해 아래의 사람들을 관리한다. 고위 리더는 사소한 세부 사항까지 신경 쓸 필요 없이, 핵심 포인트만 잡으면 된다. 사소한 일에만 몰두하는 사람의 성실함은 칭찬할 만하지만, 반드시 훌륭한 관리자라고 할 수는 없다. 전장에서 원수의 역할은 전투에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니라, 부하 장군들을 잘 지휘하여 그들이 병사들을 이끌게 함으로써, 수많은 병사들을 통제하고 협동 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즉,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잘 관리하는 것이 바로 현명한 경영의 길이다.